투자자가 스타트업 포럼의 피칭에서 기대하는 것들
좋은 이미지를 던지고 오는 5가지 방법 I
피칭(Pitching)이란 말엔 두 가지 뜻이 있다. 가장 많이 접한 뜻은 아마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것을 두고 얘기할 때이지 않을까. 그래서 투수를 영어로 피처(Pitcher)라고 한다.
그리고 던지긴 던지는데 타자한테 던지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이 투자자에게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업 아이디어를 ‘던지는’ 것도 피칭이라고 한다. 목적은 당연히 사업 투자금을 받아내어 원활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펀딩일 것이다.
이렇듯 초기 사업자에게 피칭은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특히 요즘은 스타트업 관련 전시회나 포럼에서 이런 피칭 행사가 자주 열리는데, 이러한 피칭 이벤트는 대부분 전시회나 포럼의 메인이벤트로 열릴 만큼 중요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피칭행사에 가끔씩 가보면 놀랍게도 너무나 준비를 하지 않고 와서 마치 받을 돈 받아가는 사람처럼 프레젠테이션 하는 CEO들이 있다. 허름한 차림새야 개성이라 쳐도 피칭하는 태도나 준비 자체도 허름해서야 투자는커녕 투자자들의 시간을 낭비한 대가로 오히려 돈을 내고 퇴장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전시회나 포럼의 피칭행사에서 기대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5가지 정도만 알고 참가해도 최소한 긍정적 이미지는 ‘던지고’ 올 수 있다.
투자자가 스타트업 포럼의 피칭에서 기대하는 것들
1. 매출, 수익 등의 실적 (Traction)
예전에야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 팔아먹듯 아무 실적이 없어도 투자금을 받아냈다고 하지만, 지금 같은 불황기에 실적도 없이 그저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 투자유치를 기대하기엔 너무나 각박한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등의 사태로 원자재 부족, 공급망 불안에 직면함에 따라 각국이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쥐고 있어 투자자들은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에게 투자하기 더욱 부담스러워한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관련 피칭을 준비할 때는 아무리 금액이 적더라도 우리 비즈니스로 매출이나 수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2. 창업 멤버들의 학력, 경력, 수상 실적 (Team members)
매출이나 수익 등의 실적이 없다면 최소한 예상치는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 실적이 없는 회사의 예상치는 무엇으로 믿을 수 있을까? 결국 창업을 한 멤버들의 이력과 경력을 통해 유추할 수밖에 없다. 이 사업모델을 실행할 만한 과거 경험이 있는지, 또는 투자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창업 스토리나 천재적인 개발자가 있는지 등 창업 멤버들의 이력은 투자유치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피칭에서 본격적으로 제품 소개를 하기에 앞서 왜 우리 창업멤버들이 뭉쳤는지를 스토리텔링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피칭 기법중의 하나이다.
3.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업 분야인가? (Business sector)
지금 뉴스를 검색해보면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들이 있을 것이다. AI, 모빌리티, 메타버스, NFT 등 초등학생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단어들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박사들이 학회저널에 논문 투고를 할 때도 투고 논문이 현재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면 게재될 확률이 높아진다. 피칭 때 발표할 아이디어가 이런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굳이 억지로 넣을 필요는 없지만 트렌드와 부합할 수 있다면 망설일 필요 없이 언급하는 것이 좋다.
4. 매출 구조가 매력적인 모델인가? (Revenue Model)
구독 경제란 말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구독 경제가 돈을 버는 방식도 이해할 것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 구독 경제이다. 넷플릭스같은 OTT가 그렇고 요즘엔 자동차 회사들도 구독 모델로 차를 한 달에 한 번씩 다른 차로 바꿔탈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돈을 버는 방식이 기존의 전통적 모델이 아니라 구독 경제나 공유 경제 같은 새로운 형태라면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일 것이다. 전시회도 입장권 판매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전시회 자체 판권을 수출하여 돈을 벌기도 하는 것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의 수익모델이 있다. 투자자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수익모델이 있다면 피칭할 때 주저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5.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어떤가? (Referrals)
필립 코틀러는 ‘마켓 4.0’에서 초연결 시대에 기업이 마지막으로 할 마케팅은 판매가 아니라 구매한 고객을 ‘추천인’ 또는 ‘변호인’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추천인이나 변호인은 말 그대로 남들에게 자기가 구매한 제품을 추천하고, 그 제품에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기업을 대신해 변호해주는 사람들을 말한다. 스타트업의 평판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투자하려고 할 때 투자자는 그 기업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참고하기 때문이다. 피칭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할 일 역시 우리 기업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추가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랑하는 것은 약간 쑥스럽지만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은 쑥스럽지 않다. 적극적으로 추천인의 코멘트를 활용하라.
© 브이엠 컨설팅 VM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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