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공간을 팝니다
컨벤션 공간의 운영 트렌드 I
컨벤션 공간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다. 그래서 컨벤션 공간의 변화를 알려면 먼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들의 전체적인 변화상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우리는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형태의 공간이 부상한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공간의 필요성과 함께 5G, 빅데이터, AI 등 소위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격한 발전 이 두 가지가 모두 더해진 결과이다.
그렇다면 공간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공간이란 주거공간, 상업공간, 그리고 행사 공간 이렇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변화하는 공간들
1. 주거공간: 주거+오피스
사람이 살면서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 바로 주거공간, 즉 집이다. 집이란 전통적으로 일하고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쉬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이 코로나 이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집단 감염의 우려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권하고 이렇게 집에서의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어 가자 이제는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가는 시점에도 직장인들이 재택 근무를 선호할 만큼 집은 주거와 오피스의 기능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이렇게 집의 기능이 확대되자 이제 사람들은 기존의 집이 아니라 새로운 집에 대한 열망을 갖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관련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오늘의 집’을 보더라도 사람들이 저마다 집을 각자 개성에 맞게 주거와 오피스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꾸며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이태리에서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나 코엑스 더메종 등 홈인테리어 및 가구 관련 전시회를 보더라도 집을 더 이상 단순한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삶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 상업공간: 판매+체험
한동안 쇼핑공간의 화두는 ‘과연 오프라인 쇼핑몰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자 아마존, 쿠팡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역대 최고 성장을 하였고, 반면에 백화점이나 쇼핑몰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최대 경쟁력은 결국 가격이다. 물건을 팔기 위한 건물도, 직원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물류창고와 빠른 배송 서비스만 있다면 온라인은 오프라인과의 가격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온라인이 유통 산업을 전복시키려는 찰나, 오프라인 쇼핑 공간은 판매와 더불어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체험 마케팅의 공간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사람들이 더현대 서울에 “힐링하기 위해 쇼핑 간다.”라고 했다. 더 현대 서울이 몰 한가운데 숲을 만들고 코엑스 몰의 한가운데에 별마당 도서관을 짓는 이유는 모두 같다. 결국 사람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함이다. 체류시간이 늘어나면 소비는 자연스레 증가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의 쇼핑몰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 있는 작지만 독특한 공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과 맥을 같이 한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가능한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이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지 못하면 굳이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머물 수 있는 공간은 경제적 효과와도 연결된다. 로플랫 데이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체류시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무신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약 8.15분을 체류했던데 비해 더현대 서울 백화점에서는 약 79분을 머물렀다.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지출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쇼핑 공간이 미래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오프라인 쇼핑몰은 이제 단순 판매 공간에서 벗어나 휴식과 체험의 경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3. 행사 공간: 비즈니스+레저
주거 및 상업공간과 더불어 3번째 공간은 바로 비즈니스 행사가 열리는 공간, 베뉴이다. 베뉴란 무엇인가? 베뉴는 컨벤션, 전시회, 공연, 이벤트 등 마이스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컨벤션센터나 호텔 등이 이러한 장소로 활용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전형적인 공간보다 오히려 비전형적 공간, 즉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 전통 한옥 등이 오히려 유니크 베뉴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럼 행사 주최자들은 굳이 사용하기 편한 컨벤션센터나 호텔을 놔두고 거리도 멀고, 편의 시설도 잘 없는 베뉴를 선호할까? 이것은 근본적인 인간의 욕구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단계 이론을 배운 적이 있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은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욕구가 진화한다고 했다. 가장 기본 단계는 생존 단계로서 배고픔과 가난에서 벗어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싶은 욕구가 그것이다. 이제 생존 단계의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자연스레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적 성공의 단계이다. 인간이 1차적인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고, 부유해지고 싶고, 또 사랑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 사회적 성공마저 충족되면 마지막으로 인간은 자아실현의 단계로 넘어간다. 이 단계에서 인간은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나보다 사회,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부유한 사람들의 인생 경로를 보면 종국에 가서 정치인이 되거나, 박사를 따거나 책을 쓴다거나 또는 사회에 전 재산을 기부한다는 등의 행동이 바로 이런 자아실현의 단계인 것이다.
마이스 참가자의 욕구 또한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와 비슷하다. 마이스 참가자의 기본 욕구는 무엇인가? 마이스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행사에서 최신 산업 정보의 습득과 더불어 전시 참가업체는 제품 판매나 홍보를, 바이어는 신제품의 구매와 유통 계약을 원한다. 이것이 마이스 참가자의 1단계 목적이다. 그런데 이제 이런 1단계 욕구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줌과 같은 화상회의 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교육이나 세미나에 참가할 수 있으며,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가상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다. 결국 마이스 행사가 1단계의 기본 욕구 해결에만 치중한다면 굳이 오프라인 행사에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마이스 참가자는 1단계의 기본적 정보습득과 판매, 홍보의 목적이 아닌 굳이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독특한 경험이나 체험-를 만들어줘야 오프라인 베뉴에 갈 것이다.
따라서 유니크베뉴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결국 마이스 참가자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원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행사 공간의 역할은 단순히 비즈니스만 해결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했을 때 그 존재의 이유가 있다.
창의적 콘텐츠로 체류시간을 늘리는 경험 마케팅을 하라
위에서 말한 주거와 상업공간, 행사 공간의 변화를 정리하면 집은 주거+오피스의 기능을, 쇼핑몰은 판매와 체험 기능을, 그리고 행사 공간은 비즈니스와 레저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모든 공간은 창의적 콘텐츠로 사람들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경험 마케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은 3가지 공간의 운영 키워드를 정리한 것이다.
컨벤션 공간은 어떻게 팔 것인가? - 코로나 이후의 베뉴 마케팅
이제 3가지 큰 공간 변화의 흐름을 알았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컨벤션 공간-베뉴의 변화 흐름을 알아보아야 할 때이다. 컨벤션 공간의 변화는 주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컨벤션센터 시장의 변화와 마이스 산업 확대에 따른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의 출현이다.
A. 컨벤션센터 시장 – 공급 > 수요의 시대
첫 번째로 보아야할 컨벤션 공간의 변화는 컨벤션의 가장 기본 인프라 시설인 컨벤션센터의 공급 과잉이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컨벤션센터 공급 면적은 2025년까지 매년 10%씩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킨텍스 3전시장 확장과 잠실종합운동장 부지의 컨벤션센터 건립 및 지자체별 컨벤션센터 계획을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약 50만sqm의 컨벤션 센터가 향후 2-3년 안에 착공하거나 완공될 예정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많은 공급 면적에 따른 마이스 수요가 있을 것인지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더구나 비대면 행사의 긍정적 측면이 나타나면서 향후 마이스 행사는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갈 것이란 것이 대체적 중론임을 감안하면 이렇게 많은 컨벤션센터의 면적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시장 논리를 감안했을 때 수요보다 공급이 크면 시장 가격은 당연히 하락한다.
두 번째 변화는 위의 공급면적 증가와 더불어 컨벤션센터의 한정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모든 컨벤션센터의 구조는 다 비슷하다. 무주공간의 전시장과 2-3층의 세련된 회의시설은 컨벤션센터 이름만 떼어 버리면 어디가 어디인지도 구분이 안될 정도로 모든 센터의 시설이 비슷하다. 결국 하드웨어의 비차별성은 모든 컨벤션센터마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 전시컨벤션, 공연 유치와 이벤트 개최–을 낳게 되는 비탄력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B. 마이스 산업의 변화 – 데이터 증가와 새로운 비즈니스의 출현
코로나와 5G로 인한 온라인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온라인을 활용한 마이스 플랫폼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가상공간을 활용한 전시회와 컨벤션의 활용은 주최자와 전시 참가기업, 그리고 방문객에게 깊이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마이스 데이터는 마이스 산업이 생긴 이래 줄곧 존재해온 것이지만, 그 활용 면에 있어서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CES나 Interphex등의 전시회와 Grip社의 AI 솔루션을 활용한 컨벤션은 참가자 개개인의 정보를 분석하여 맞춤형으로 세션이나 방문할 부스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도 오히려 오프라인 행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참가하기 원하는 요구에 부응하여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이스 행사를 주최자는 기획자가 이러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행사를 개최함에 있어 행사 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제공할 것이냐는 향후 기업이나 비즈니스 고객의 재참가 여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마이스 산업의 도약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1:1 개개인을 위한 마이스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을 위한 마이스로 발전할수록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더욱 매력적인 곳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마이스 행사가 단순히 정보 습득이나 제품 판매와 홍보의 장이 되어서는 온라인 행사의 경쟁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이제 마이스 행사에 있어 주제와 공간을 활용한 스토리텔링형 체험 콘텐츠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10년이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경험 경제의 시대로 전환되듯이 마이스 산업 역시도 경험 경제시대를 대비한 콘텐츠 활용을 더욱 고민해야할 시대가 왔다.
특히 이렇게 정보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산업의 성장으로 틈새시장이 보이기 시작할 때 늘 혁신적인 창업가들이 나타난다. 마이스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증가와 함께 새로운 니치 마켓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새로운 창업가들의 출현으로 알 수 있다.
인천에서 시작된 공간 중개 플랫폼 ‘스페이스’는 피트니스 프리랜서 강사들이 고객들과 트레이닝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공간중개 플랫폼이다. 피트니스 프리랜서들이 편하게 원하는 지역 근처에서 트레이닝 교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서비스인데 지역별로 대여 공간을 검색한 후 예약할 수 있다. 특히 인천 송도 컨벤시아 등 컨벤션 센터와도 협력하여 공실을 7일 이전에 파악해 피트니스 강사들이 예약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축하였는데, 이것은 마이스 시설의 공실 정보를 공유하고 GPS 기술을 적용하여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 공간 플랫폼인 올림플래닛의 ‘엘리펙스’는 전시 컨벤션 공간의 3D 데이터를 확보하여 실제 행사장에 와있는 것 같은 실제감 있는 공간을 구현한다. 방문자는 ‘엘리펙스’ 플랫폼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행사 참가 및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는 결국 마이스 산업, 특히 마이스 베뉴의 데이터를 폐쇄적이 아닌 적극적으로 공개할 때 더욱 가능하다. 베뉴가 구현하는 베뉴 테크놀로지는 크게 3개의 층으로 나뉘는데 유무선 네트워크, 에너지 관리와 같은 인프라 기술과 행사 정보를 노출하는 디스플레이 장비 및 행사의 연출을 도와주는 온오프라인 방송 기술과 같은 브릿지 기술, 그리고 마이스 참가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디지털 사이니지나 앱 등을 통한 행사정보 안내, 도시 교통, 관광정보를 공유하는 경험 기술이 그것이다. 결국 위에서 사례로 든 ‘스페이스’나 ‘엘리펙스’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 역시 이러한 마이스 공간 데이터를 개방형으로 공유하여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혁신은 서로 정보를 공유할 때 일어난다.
코로나 이후 컨벤션 공간의 세일즈 전략
위와 같은 코로나 이후 베뉴와 마이스 산업의 변화 흐름을 볼 때 앞으로의 컨벤션 공간은 기존과는 다른 세일즈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아래 그림처럼 컨벤션센터의 베뉴 패키지 상품구성, 유니크베뉴와 체험 콘텐츠의 결합, 그리고 유니크 베뉴간의 협력 전략으로 표현될 수 있다.
① 컨벤션센터의 베뉴 패키지 전략: 제품+서비스+경험
마이스 산업이 데이터와 결합한 경험 경제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경험경제’의 저자 제임스 길모어는 산업 경제가 ‘제작’을 기반으로 하고 서비스 경제가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그 다음단계인 경험 경제에서는 극적인 ‘연출’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을 컨벤션센터의 상품에 대입하면 기존의 회의실이나 전시장을 단순히 주최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경제는 다가오는 컨벤션 센터의 공급 과잉 시대에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경험 경제에서의 컨벤션센터 상품은 전시장과 회의실 같은 하드웨어와 함께 이 공간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극적인 연출 상품–방송 스트리밍+행사장 연출+미디어 광고 등과 같은–을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미 코엑스는 단순히 회의실이나 전시장 대관 뿐 아니라 공간임대+다양한 이벤트 연출 서비스를 묶어서 패키지 형태의 베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② 유니크베뉴와 체험 콘텐츠의 결합: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
유니크베뉴의 존재 이유는 특별한 경험이다. 베뉴만의 경험이 없다면 굳이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를 두고 유니크베뉴에 갈 이유가 없다. 그래서 마이스 참가자들이 그 공간에 머물며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 경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김해에 있는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은 최근 행사 참가자들에게 행사 공간 뿐 아니라 소장하고 있는 전시 콘텐츠를 투어하며 동시에 미술관에서의 요가 체험과 도자기 만들기 등의 콘텐츠로 한국관광공사의 마이스 콘텐츠 공모전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것은 국내뿐 아니라 테이트모던 미술관이나 구겐하임 뮤지엄에서도 비슷한 콘텐츠로 마이스 행사 참가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유니크베뉴와 체험 콘텐츠의 결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로서 베뉴 마케팅 전략의 중요한 요소이다.
③ 유니크베뉴+유니크베뉴: Collaboration
아무리 유니크베뉴 자체의 경험이 특별하더라도 전형적인 마이스 시설이 아닌 이상 독자적으로 행사를 유치하거나 운영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일 수 있다. 그래서 베뉴 단독이 아니라 지역의 베뉴들과 협력하여 공동 마케팅 및 운영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중요한 베뉴 마케팅 방법이다.
이렇게 베뉴간의 협력으로 성공적인 운영을 하는 곳은 국내에도 상당히 많다. 제주 표선에 위치한 제주 민속촌과 해비치 호텔은 전통 민속박물관과 럭셔리한 복합 리조트라는 양극단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마이스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 운영하고 있다. 해비치 호텔의 그랜드볼룸은 바다가 보이기 때문에 주로 낮에 행사를 하고, 저녁 무렵에는 석양이 비치는 제주 민속촌의 야외 공간에서 아름다운 저녁 만찬 행사를 여는 식이다. 또한 전주에 있는 소리문화의 전당과 왕의 지밀 역시 이러한 공동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공연과 컨벤션이 열리면 저녁에는 왕의 지밀 야외 공간에서 야외 행사와 숙박을 책임지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뿐 아니라 두 베뉴 사이에는 약 15분 거리 내에 전주 한옥마을이 위치하고 있어 마이스 참가자들이 왕복 30분 거리 내에서 마이스 행사와 숙박, 그리고 도시 문화 체험까지 소화할 수 있다.
이렇듯 베뉴의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 마이스 운영을 가져오고 이는 마케팅 조직의 역량을 성장시켜 다시 이 역량이 마이스 행사 유치와 운영을 성공적으로 가져오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게 된다. 지속가능한 베뉴 마케팅은 이렇게 성공의 경험과 역량이 함께 쌓일 때 가능한 것이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팝니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그의 책 <박물관 마케팅>에서 “모든 공간은 고객의 여가시간(Leisure Time)을 두고 경쟁한다.”고 했다. 굳이 어려운 이론을 대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을 가치 있게 쓰기를 원한다. 마이스가 열리는 컨벤션 공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이 시대에 오프라인 마이스 행사가 단순히 정보전달과 판매, 홍보의 장일뿐이라면 마이스 참가자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향할 것이다.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결국 마이스 참가자가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팔아야 한다.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니크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미래 컨벤션 공간의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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