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유니크 베뉴도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베뉴의 역량에 따른 차별적 지원이 필요할 때 I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이기는 방법
오프라인은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는데, 이제는 그 해답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 그 해답은 결국 '체류시간을 늘리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은 시공간의 경계가 없고, 물류 창고나 매장 직원도 필요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오프라인이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단 하나, 바로 체험과 경험을 통해 단순히 구매가 아니라 구매의 과정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요소인 것이다.
따라서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독특함과 재미를 무기로, 또는 영감과 지적 즐거움을 매개로 온라인과는 반대되는 오래 머무르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를수록 사람들은 그곳에서 구매와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최근에 지어지는 쇼핑몰들이 모두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로 지어지는 이유이다.
이러한 '체류시간을 늘리는 마케팅'은 비단 상업공간뿐 아니라 비즈니스 이벤트가 열리는 마이스 공간에도 적용된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수원컨벤션센터나 앞으로 지어질 잠실 마이스 복합단지, 전주 컨벤션센터 등은 모두 컨벤션센터와 호텔, 쇼핑몰 등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설계되었다. 사람들이 오래 머무를수록 투자나 계약과 같은 세일즈 리드(Sales Lead)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니크 베뉴는 지금과 같은 경험 경제 시대에 비즈니스 성과 창출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이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해외에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베뉴란 뜻에서 Unusual Venue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영국, 일본, 미국 등 마이스 산업의 선진국들도 최근에는 미술관, 박물관, 아쿠아리움 같은 공간들을 마이스 시설로 선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유니크 베뉴도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도 각 지역별로 유니크 베뉴를 선정하고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각 지역의 유니크베뉴 중 한국을 대표할 만한 베뉴를 별도로 선정하여 코리아유니크베뉴라는 브랜드로 베뉴 활성화를 돕고 있는 중이다.
아쉬운 것은 지역별로 지원하고 있는 내용들이 대게 비슷한 수준이란 점이다. 대부분 베뉴가 처음 유니크베뉴로 선정되면 우선 홍보영상이나 VR콘텐츠 등 홍보 부분을 지원한다. 그리고 브로셔나 대관 매뉴얼 같은 기초적인 베뉴 마케팅 자료들을 마이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제작해 주고 있다. 또는 기본적인 마이스 교육을 통해 마이스 사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유니크 베뉴가 동일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도 않고, 어느 곳은 역량면에서 이미 컨벤션센터를 뛰어넘어 글로벌 마케팅 단계에 와있는 곳도 있다. 따라서 코리아유니크베뉴이건 지역 유니크베뉴이건 베뉴의 역량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지원 정책이 수반되어야 베뉴의 실질적인 활성화에 기여한다. 유니크베뉴는 애당초 마이스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 지원 사업만으로 유니크 베뉴의 실적을 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이다.
유니크 베뉴의 단계별 지원 정책 방향
유니크 베뉴는 베뉴의 현재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아래 그림은 베뉴의 경쟁력 수준에 따라 C-B-A-Global 단계로 나눈 것이다. 베뉴의 경쟁력은 주체적(S)-환경적(E)-자원적(R) 경쟁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체적(Subject) 경쟁력은 베뉴 경영자의 창업 스토리나 운영 철학이 뛰어나 방문자에게 방문 이유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적(Environment) 경쟁력은 베뉴 주변을 둘러싼 자연경관이나 도시산업 인프라가 뛰어나 베뉴가 활성화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자원적(Resource) 경쟁력은 베뉴의 건축물이나 전시콘텐츠, 굿즈, F&B가 뛰어나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베뉴의 경쟁력은 S-E-R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경쟁력의 수준에 따라 베뉴를 C-B-A-Global Level로 구분할 수 있다. C-Level은 베뉴가 아직 마이스 행사를 유치하기에 기초적인 단계임을 뜻한다. 이러한 베뉴는 대관료, 대관절차, 홈페이지에 대관정보 안내 등 가장 기본적인 대관 매뉴얼 구축부터 완성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B-Level은 기본적인 대관 매뉴얼은 구축되어 있지만 단순히 대관장소만 있을 뿐 그 베뉴의 독특함이나 도시의 문화를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어 체류시간이 길지 않은 단계이다. 이러한 베뉴들은 그 공간이나 지역만의 독특한 이야기, 문화유산이나 자연, 보유 자원 등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방문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A-Level은 기본적 대관 매뉴얼과 지역 체류시간을 늘리는 콘텐츠 프로그램까지 완비되어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이러한 베뉴들은 마이스 행사 유치를 위해 컨벤션센터와도 공동 마케팅 및 단독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곳들이다. 따라서 A-Level은 본격적인 마이스 행사 유치를 위해 행사 발굴부터 제안서 작성 등의 실질적인 행사 유치 역량 강화에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단계는 말 그대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베뉴는 이제 직접 해외에서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곳을 말하며 행사 유치 성공사례 발굴, 국제행사 유치 제안서 기획 및 베뉴 담당자의 영어 프레젠테이션 역량 강화, 국제회의 운영 지원 등의 보다 강화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베뉴의 역량에 따른 차별적 지원이 필요할 때
위에서 제시한 단계별 지원 정책은 유니크 베뉴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유니크 베뉴의 발굴과 지원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계속 사업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베뉴 지원이 베뉴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만 행사 유치나 베뉴 활성화를 통한 지역 마이스 산업 발전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결국 유니크 베뉴의 활성화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각 베뉴의 특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베뉴마다 고유한 경쟁력을 키워내어, 지역과 글로벌 무대에서 독보적인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마이스 성과와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C)VM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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