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마을도 유니크 베뉴가 될 수 있을까?
TOWN X MICE
유니크 베뉴의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이 질문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 기꺼이 참석했다. 12월 20일 고즈넉이 눈이 내리는 공주 제민천 마을에서 'TOWN X MICE'란 주제로 제민천 포럼이 열렸다. 제민천은 퍼즐랩의 권오상 대표가 12년간의 경기관광공사 직장생활을 홀연히 그만두고 마을 스테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지역을 활성화시킨 곳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전통 한옥 같은 유니크 베뉴가 그 지역만의 독특한 경험을 준다는 차원에서, 유니크베뉴와 유니크베뉴가 만나 선으로 이어지면 궁극적으로 하나의 면이 형성된다. 이렇게 점-선-면으로 확장된 공간은 베뉴 단위가 아니라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되고, 그것은 유니크한 장소들이 모여있는 타운, 즉 유니크 마을이 형성된다.
이 유니크 마을을 실험할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제민천이다. 제민천의 마을 스테이 개념은 수직적 호텔의 기능_잠자고, 먹고, 마시고, 안내하는 역할_을 수평적인 마을에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방문객들이 그 지역만의 정취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유니크 마을이 필요한 이유
1. 지방 소멸: 늘어나는 빈집의 활용
유니크 마을, 즉 독특한 경험이 베뉴를 확장하여 마을에도 적용이 되어야 할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지방 소멸로 인해 늘어나는 빈집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지방 소멸은 단순히 인구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곳곳의 넘쳐나는 빈집으로 인한 치안과 위생문제, 그리고 공간의 낭비를 해결해야 하는 추가적 과제를 만들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2년 국내 빈집은 약 145만 채로 매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해외에서도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버려진 집을 구매자가 개조하는 조건으로 1유로에 파는 '1유로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고 영국도 빈집 활용을 위한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렇게 늘어나는 지역의 빈집들을 활용하여 숙박시설이나 강의장, 지역 문화 체험 공간등으로 활용하면 굳이 새로운 시설을 지을 필요 없이 유휴 시설을 활용해 그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기존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마을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미 부산 동구도 '유니크 동구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것은 빈집을 ESG 장난감 호텔, 펫팸호텔, 치유호텔, 레고 하우스 등 4가지 테마의 마을 호텔로 정비하는 사업으로 도시재생기금, 지방소멸대응기금 등을 활용하고 있다.
2.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
유니크 마을은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소득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여수 유니크베뉴로 지정된 돌산 갓고을 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갓김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용한다. 이들은 MICE 참가자들에게 갓고을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지역 문화 체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MICE 참가자들이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적 소통으로 단순히 체험뿐 아니라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 지역의 스토리를 직접 현지인들과 나눌 수 있는 효과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유니크 마을이 형성되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또한 고령화되어 가는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주민들의 고립감이나 우울증 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것이다.
3. 지역 유니크 베뉴 사업의 확장
유니크 마을이 형성되면 개별적으로 마케팅하던 공간들이 연대하고 협력하여 베뉴의 공간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유니크 베뉴는 대부분 100명 이하의 소규모 시설들로서 자체적 역량으로 마이스행사 유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지역의 베뉴간 연대를 통해 통합 패키지 형태의 제안을 한다면 보다 가치 있는 제안을 통해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 또한 베뉴간의 역할 및 정체성을 드러냄으로써 MICE 방문자들의 지역 내 체류시간으로 올리고 경제적 가치 창출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유니크 마을 사업은 현재 전국에서 지원하고 있는 지역 유니크베뉴 사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단순히 홍보나 마케팅 지원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여 정체되어 있는 베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 컨벤션센터와 유니크베뉴간의 연대로 타 지역과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로 경주는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열세에도 불구하고 경주 하이코와 지역 유니크베뉴간의 협력을 통해 APEC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했다.
유니크 마을의 성공 조건
지역 유니크 베뉴가 연결되어 하나의 유니크 마을로 발전하면,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마이스 행사 유치를 통해 주민 소득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 유니크 마을은 지역 고유의 매력적인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마이스 행사 발굴과 유치 제안을 주도적으로 이끌 구심체 조직이 필요하다. 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각 공간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보다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 단위의 CVB가 있듯이 마을 단위에도 이와 같은 구심체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 내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필수적이다. 유니크 마을의 모든 공간이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처럼 작동해야 각 공간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니크 마을만의 독특한 스토리와 매력을 담은 브랜드를 통해 외부에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 특산물 체험, 전통 공연 등으로 구체화되어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민들에게 마이스 행사와 관련된 교육과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 기본적인 인프라 개선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접근성이 좋은 교통망과 충분한 숙박시설을 갖추는 것은 외부 방문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방문객들에게 유니크 마을만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다. 소셜 미디어와 검색 광고, 다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예약 시스템을 간소화하며 외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편의를 높이는 방식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개최된 마이스 행사에 대해 체계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니크 마을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성장하며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유니크 마을은 단순한 마이스 행사 공간을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는 중심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C)VM Consulting
Opmerkin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