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더 라스트마일: CES 2025 최종 점검
CTA 회장 게리 샤피로가 전한 CES 성공 조건 I
이제 5일 뒤면 CES 2025가 개최된다. 지난 3개월간 CES에 참가하는 약 100여 개의 기업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덧 이제 현장으로 갈 시간이 되었다.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는 짐을 싸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최종 점검을 할 시간이다.
기술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라
2025년의 CES는 과거의 CES와는 거시적 환경이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CES도 로고부터 바뀌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트럼프 2.0 시대의 CES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전시회 그 자체보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주지하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편 관세가 10% 부과된다. 이것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 주의 정책, 즉 미국 내 공장을 두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이러한 관세 정책은 뷰티나 식품 같은 제품이 주를 이루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보다는 반도체나 자동차 같이 대규모의 인력과 인프라가 수반되는 산업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CES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_특히 중소기업_에게 전시 마케팅에 변화를 주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즉 기술 그 자체보다 미국 시장에서의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 제시가 현지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되어야 한다. 단순히 경쟁사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바이어가 원하는 가격 조건과 현지 시장의 법규 및 규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사전 제품 테스트 결과나 현지 협력사 및 유통 에이전트와의 거래 유무 등 미국 시장에서의 경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이번 CES에서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또한 현지 지사나 에이전트를 통한 현지 기술지원 여부 등도 CES 참가 이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정책을 강화하는 것 역시 결국 미국 시장 내에서의 생산-판매-사후 지원 시스템을 완벽히 통제하겠다는 취지일 것이기 때문에 CES에서도 이러한 바이어들의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유레카파크에서 완벽을 버려라: 피드백이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이번 CES 유레카 파크는 3분의 2가 한국 기업일 정도로 역대 최대 숫자의 한국 스타트업들이 참가한다. 그만큼 CES의 유레카파크는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무대다. 그러나 이곳은 단순히 기술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유레카파크의 진정한 가치는 참가자들이 글로벌 미디어, 투자자, 바이어 등으로부터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완벽하다고 믿는 프로토타입이나 서비스를 내세우는 기업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혁신상을 수상하고도 실질적인 바이어와의 미팅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도 기술적 완성도에 심취하여 현실적인 현지 비즈니스의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CES의 주최자인 CTA 회장 게리 샤피로는 유레카파크에서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열린 태도와 피드백 수용 능력을 꼽는다.
기업가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자신이 '완벽한' 프로토타입, 모델, 웹사이트, 또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글로벌 미디어, 바이어, 투자자, 그리고 경영진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자만을 기대하고 조언을 구하지 않는 사람들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낮다. 많은 유레카 파크 참가자들은 CES에서 며칠 동안의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것이 바로 CES의 본질이다. (Gary Shapiro, Pivot or Die)
많은 기업들이 유레카파크에서 몇 가지 피드백을 듣고 나면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니즈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는 부정적인 평가가 아니라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들은 초기의 제품 개념을 대폭 수정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기도 한다.
반면 투자만을 기대하며 조언에는 귀를 닫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실제로 많은 창업가들은 유레카파크를 통해 시장의 니즈를 재발견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발전시켜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피드백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창업가가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의 시각에서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다.
결국 CES 유레카파크에서 가져야 할 마인드는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기술의 완성도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진정한 혁신은 탄탄한 시장 검증을 통해 다듬어진 비즈니스 모델에서 비롯된다. 창업가들에게 있어 CES는 단순히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다. ‘완벽을 버려라’는 말은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다. 이는 CES가 창업가들에게 가르치는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인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기술 혁신이 혁신으로 끝나지 않고,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이번 CES를 활용하자.
(C)VM Con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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